신홍규 | 유페이퍼 | 7,700원 구매 | 5,000원 15일대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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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4-09-12
어느 밤, 아내가 딸의 집을 방문해 나는 오랜만에 혼자 지내게 되었습니다. 그날 저녁,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잠들었지만, 잠에서 깨어난 순간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이 온몸을 감싸왔습니다. 침실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고, 숨이 가빠지며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어둡고 무거운 감정이 밀려들었습니다. 무언가에 갇힌 듯한 그 느낌은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냈습니다. 그것은 내가 오랫동안 묻어두었던, 아주 어린 시절의 경험이었습니다.
그 어린 시절의 기억은 내가 살던 동네 저수지의 수문과 관련이 있었습니다. 그날, 친구들과 장난스럽게 물가를 탐험하다가 나는 그 수문의 좁고 어두운 공간에 갇히고 말았습니다. 물의 냄새,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습기, 그리고 무엇보다 점점 작아져 오는 ..